고금리·내수 부진 장기화...‘빠르고 가벼운’ 간이회생 절차 선호 뚜렷

40% 선 넘은 ‘간이회생’... 로펌 윈앤윈, 중소기업 구조조정의 ‘뉴노멀’ 되나 진단
부채 50억 이하 소규모 법인 간이회생신청 급증... 월별 비중 40.3%로 역대 최고치

 

법원 인터넷 공고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2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최근 3개월간 공고된 법인회생 사건 약 1,900건 중 간이회생이 745건을 기록하며 전체의 39%를 차지했다. 특히 월별 비중이 37.8%에서 40.3%로 꾸준히 우상향하며, 중소기업들이 기존의 무거운 회생 절차 대신 ‘실속형’인 간이회생으로 빠르게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지금 ‘간이회생’인가? 


간이회생은 부채 규모 50억 원 이하의 소액영업소득자를 위해 2015년 도입된 제도다. 로펌 윈앤윈은 최근의 급증세를 다음과 같은 삼중고의 결과로 분석한다.

첫째, 한계에 다다른 중기 유동성: 2025년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 기업’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법원을 찾고 있다.

둘째, 비용과 속도의 경제학: 일반 회생은 수천만 원에 달하는 예납금과 복잡한 조사 절차로 인해 소규모 기업에겐 문턱이 높았다. 반면 간이회생은 예납금이 저렴하고 조사 위원 선임 비용도 낮아 비용 부담이 적다.

셋째, 완화된 가결 요건: 회생계획안 가결을 위해 회생채권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일반 기업회생과 달리, 간이회생은 '의결권 총액 2분의 1 초과 + 채권자 과반수 동의'만으로도 인가가 가능해 성공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양적 팽창’에서 ‘질적 안착’으로


로펌 윈앤윈 노현천 기업회생연구소장은 2026년 간이회생 시장은 단순한 건수 증가를 넘어 다음과 같은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 피크 아웃(Peak-out) 없는 우상향: 2026년 상반기에도 내수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자본력이 취약한 소상공인 및 소규모 제조 법인의 간이회생 신청은 연내 45% 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 프리패키지드 플랜(P-Plan)과의 결합: 신청 전 채권자와 협의를 마친 뒤 법원에 들어오는 'P-플랜' 방식이 간이회생과 결합하여, 절차를 더욱 단축시키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디지털 전환 실패 기업의 퇴로: 급격한 AI 및 디지털 전환 흐름 속에서 적응에 실패한 전통적 중소기업들이 폐업 대신 회생을 통한 사업 재편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이다.

‘낙인(Stigma Effect)’이 아닌 ‘재기(Resurgence)’의 징검다리


간이회생이 중소기업 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비전’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비전과 해결 과제가 남아 있다.

지난 10여년 간 외길로 400여 기업회생 사건을 대리하면서 놀라운 회생계획 인가율을 달성한 로펌 윈앤윈 채혜선 변호사는 "기업회생은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더 큰 파국(파산)을 막기 위한 경영진의 결단이다."라고 역설한다.

· 인식의 전환: 여전히 많은 중소기업 대표들이 '회생=부도'라는 낙인 효과를 두려워한다. 간이회생은 경영권을 유지하면서(DIP 제도) 채무를 조정받는 '재건' 제도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 사후 관리 시스템 강화: 법원 인가 후 실제 기업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정책 자금 지원이나 판로 개척 등 유관 기관과의 연계 프로그램이 보강되어야 한다.

· 전문 인력의 확충: 간이회생 사건이 급증함에 따라 법원의 심리 속도가 늦어질 우려가 있다. 이를 전담할 전문 조사위원과 재판부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다.

끝으로 채 변호사는 "기업의 재기와 갱생을 위한다면 '회생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라'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여년 간 외길로 400여 기업회생 사건을 대리하면서 놀라운 회생계획 인가율을 달성한 로펌 윈앤윈 채혜선 변호사


통계가 보여주는 간이회생의 가파른 상승세는 역설적으로 우리 경제의 허리인 중소기업들이 얼마나 절박한 상황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2026년은 간이회생이 '특수 절차'가 아닌 보편적인 '기업 구조조정 도구'로 자리 잡는 원년이 될 것이다. 경영 악화 징후가 나타났을 때 파산에 이르기 전, '간이회생'이라는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WRITTEN BY
Joseph 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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